청각적인 음악이 어떻게 시각화 될 수 있는지 한 편의 video처럼 듣는이로 하여금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주는 엘루이즈 - video 1 EP앨범을 감상해보았습니다.
2006년 8월 결성 이래 라이브클럽에서 탄탄한 라이브 실력을 다져온 엘루이즈는 2009년 말, 심연에서부터 갈망하는 소통을 다룬 디지털 싱글 [49]를 통해 그 시작을 알리며, 음악의 중요한 모티브가 되었던 이미 국내에서는 절판된 토마스 핀천(Thomas Pynchon)의 소설 [제 49호 품목의 경매(The Crying of Lot 49)]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부유하는 노이즈와 멜로디를 단단하게 융합시켜 폭발하는 락 사운드로 만들어내는 엘루이즈의 데뷔 EP [video 1]에 수록된 6곡은 시공간의 경계에서 사라지는 것들을 강력한 포스트 펑크 록으로 만들어내며, 비주얼적인 구현을 꾀하고 있습니다. 공연뿐 아니라 실제 엘루이즈 멤버들이 거리 위를 걷는 모습이나, 까페에서 차를 한 잔을 마시는 모습에서도 우리는 엘루이즈가 만들어내는 사운드를 단번에 알아챌 수 있습니다. 이들의 애티튜드가 바로 사운드 그 자체. 뉴욕 언더그라운드 전위 필름메이커들에 대한 공통적 관심과 즉흥/전위 음악가들에 대한 동경은 엘루이즈 멤버들의 간극을 채워가며 빠르게 융화시켜 그 자체로서의 질감이 느껴지는 연주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앨범명과 동명의 video 1으로 시작하는 이 앨범 [video 1]은 시작부터 엘루이즈 만의 색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의 장편 소설 [롤리타(Lolita)]의 영향을 받은 중의적인 노랫말들로 시각적인 측면을 부각시켜 한 편의 영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줄곧 진심의 표현 방법을 묻던 엘루이즈는 다시 이어지는 타이틀 곡 '진심을 너에게'에서의 계산된 음의 배치와 연주로 진심을 전하며, 마치 광기 어린 집착마저 느껴지는 락사운드를 통해 폭발하는 질주감을 구현해 청춘의 속도감을 담아내었습니다. 한편, 성인이 되기 직전의 깨질 듯한 감수성을 고스란히 그려낸 '미성년'과 단어나 문장 선택에 있어 자동기술법을 택해 무의식의 세계를 그려낸 초현실주의적인 'anti'도 엘루이즈가 추구하는 음악 화법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곡입니다. 허무주의를 사랑으로 극복하려는 '기록'까지 흐르고 나면 video 1은 연주곡 'cut'으로 끝을 맺게 됩니다.
첫 싱글을 발표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온전히 공들인 EP [video 1]에 수록된 6곡만으로도 엘루이즈가 새로 기록할 락사운드의 부흥기의 시작점을 찍기에는 충분할까요? 이 엘루이즈의 video 1은 앨범은 앨범아트웍부터가 독특합니다. 압박붕대로 사람의 머리를 감싸고 있는 모습은 꽤나 독특한 앨범 표지 사진인데요. 청각적인 음악이 어떻게 시각화 될 수 있는지 한 편의 video처럼 펑크록음악을 그들만의 스타일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자..그럼 앨범을 자세히 볼까요? 요즘에 자주 듣고 있는 음악은 가을에 들으면 더 좋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봄에 듣는 고딕음악으로 Lacrimosa의 Elodia 앨범과 스웨덴 고딕 밴드 Tiamat의 Wildhoney+Gaia 합본 앨범을 자주 듣고 있었습니다. 허무하면서도 마음의 한구석을 파고드는 고딕음악이 허전한 마음 한구석을 채워주는데 도움이 되더라구요.
그러다 이번에 파스텔뮤직에서 나온 포스트 펑크 음악을 하는 엘루이즈의 video 1이라는 미니 앨범을 들어보았습니다.
앨범 커버가 흑백사진으로 사람의 머리를 압박붕대로 꽁꽁 묶어 놓고 있습니다. 꽤 독특한 앨범커버네요. 음악을 간단히 들어보았더니 꽤나 기타 사운드가 하이톤으로 고음이 주를 이루는 포스트 펑크 음악이에요. 비쥬얼 록음악 스타일이나 모던록 스타일도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록밴드에게 기타 사운드의 톤이 꽤 중요할텐데요. 엘루이즈의 전체적인 기타 사운드 톤은 꽤 높은음으로 튜닝된 것 같습니다. 멜로디보다는 반복되는 기타 리듬으로 전개되는 포스트 펑크 음악 스타일이네요. 일렉트로닉 음악에서 들을 수 있는 키보드 음은 전혀 들어가 있지 않고 일렉트릭 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드럼으로 악기 구성이 되어 간결한 록음악 사운드를 추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자주 듣고 있던 고딕 록음악을 들려주는 Tiamat의 음반과 함께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앨범 아트워에서 꽤나 큰 차이가 나네요. Tiamat의 앨범은 1990년대 중반 이후에 나온 앨범이지만, 앨범 아트웍은 화려합니다. Tiamat 의 뮤직비디오 느낌이 오히려 엘루이즈의 앨범 커버 이미지와 많이 닮아 있는데요.
유튜브에서 엘루이즈의 음악을 검색하니 '진심을 너에게'라는 곡의 뮤직비디오가 있네요. 한번 보실까요?
이번 엘루이즈의 Video1 앨범에는 총 6곡이 담겨져 있습니다. 1번 트랙에는 앨범 동명 타이틀곡인 Video 1이라는 곡이 담겨져 있고, 2번 트랙은 위에 뮤직비디오로 볼 수 있는 '진심을 너에게'라는 곡입니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꽤나 비주얼한 면이 돋보이는 록밴드인것 같아요. 아이돌 록밴드 씨엔블루의 첫 데뷔히트곡이 어떤 인디밴드의 곡을 표절하여 문제가 된적이 있었는데요. 거의 비슷한 느낌이라서 처음 들어보았을때 완전 표절이라는 느낌이 강했었는데 법원 판결에서는 씨엔블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인디밴드들의 어깨를 더 무겁게 하는 법원의 판결이었던 것 같아요...씁쓸하네요.
엘루이즈의 앨범 커버를 보면 눈, 귀, 입 모두 압박붕대로 감쌌습니다. 반항적인 이미지가 강합니다. 자신들의 음악 외에는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않겠다는 표현일까요? 음악 또한 강렬한 하이톤의 기타 사운드가 주를 이루고요. 보컬의 음색은 상대적으로 가녀린 느낌입니다.
타이틀 곡 '진심을 너에게'에서는 얼터네이트 피킹 또는 트레몰로 주법으로 기타 연주가 꽤나 귓가를 자극하고 있는데요. 계산된 음의 배치와 반복, 그리고 간결한 연주로 진심을 전하고 있는데 처음 들어서는 모르고 계속 반복해서 듣다보면, 마치 광기 어린 집착마저 느껴지는 락사운드를 통해 폭발하는 질주감을 표현해내고 있는 곡입니다.
앨범 커버의 뒷면 모습이에요. 6곡의 곡명이 표기되어 있고, 검은 배경에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는 물체가 하단에 보여지고 있어요. 그럼 1번 트랙의 'Video 1'의 라이브 실황을 한번 보실가요? 역시 유투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loise - video 1 (live 2010.5.21 green plugged)
3번째 트랙에는 미성년이라는 곡이 있습니다. 역시 유투브에 라이브 실황 비디오가 올라와 있네요. 2009년 5월이므로 꽤 오래전부터 활동해 온 록밴드인가봅니다.
미성년이라는 곡에서는 기타 멜로디가 산뜻하여서 이전 곡들과는 달리 조금더 부드러운 느낌이 많은 곡이네요. 미성년의 감성이 많이 담겨있는 곡으로 앨범 커버를 조금더 화려하게 하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멤버들이 모두 스모키 눈화장을 짙게 하고서 라이브를 들려줄 것 같은데요.스키니진과 같이 요즘 아이돌 남자 댄스 그룹들 처럼 비쥬얼한 면을 많이 갖춘 록밴드일 것 같은데 앨범 커버는 너무 허무하게 검은색과 압박붕대의 이미지가 아쉬운 느낌은 많이 듭니다.
eloise - 미성년 (live @ club bbang 090502 sat)
4번 트랙에는 앨범 해설에 의하면 초현실주의적인 느낌의 Anti 라는 곡이 역시 엘루이즈의 강렬한 록스피릿을 쭉쭉 뽑아내고 있는데요. 신라는 포스트 펑크 록 사운드와는 또다른 엘루이즈 스타일의 개성있는 포스트 펑크 록 사운드라서 괜찮기는 한데, 개인적으로는 베이스 드럼과 베이스 기타 사운드가 꽤 많이 들어간 밸런스가 잘 맞는 펑크 록음악 스타일을 좋아하므로
엘루이즈의 음악은 어떻게 들으면 반항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이며 추상적인 세계를 갈망하는 소음이 기타 연주를 통해서 앨범에 가득 들어있는 것 같네요.
달짝찌근하면서 맛있는 쫀득쫀득한 양갱과 함께 사진에 담아보았어요. 엘루이즈의 음악과는 어울리지 않는 양갱이죠. 엘루이즈의 음악은 쫀득쫀득한 록음악 맛보다는 초현실주의적이고, 허무한 느낌이 강렬한 하이톤의 기타 사운드와 함께 펼쳐지는데요. Blues 록음악 스타일이 양갱과 닮아있다면, 엘루이즈 스타일의 포스트 펑크 모던록음악 사운드는 아직 제철이 아닌 애플과 닮아있다고 보면 좋을까요?
엘루이즈의 음악을 들으며 먹어본 양갱의 맛...그렇게 달짝찌근하고 쫀득쫀득한 맛을 오래 느끼지는 못했네요. 엘루이즈의 보컬 음색은 비쥬얼록밴드의 보컬 음색과 많이 닮아있고, 이글이글 거리는 하이톤의 기타 사운드는 유럽에서 유행하는 포스트 펑크 록 음악 스타일하고 많이 닮아있는 느낌인데요. 앨범 표지 안을 보면 역시 붕대에 감싸여져 있는 힘없이 공간을 가르는 왼팔의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조금 섬뜻한 느낌도 드는 앨범 속지 모습이네요. 강렬하게 빨간색 장미 꽃 한송이 들고 있거나 피흘리는 뱀파이어 한분 모셔서 독특하고 개성있는 뱀파이어 포스트 모던록 밴드가 되어도 좋겠는데요.
마지막 6번째 트랙에는 CUT이라는 연주곡으로 끝나게 됩니다.
앨범 해설에서 한 문구를 옮겨와 보면..
"뉴욕 언더그라운드 전위 필름메이커들에 대한 공통적 관심과 즉흥/전위 음악가들에 대한 동경은 엘루이즈 멤버들의 간극을 채워가며 빠르게 융화시켜 그 자체로서의 질감이 느껴지는 연주를 들려주게 한다. "
라는 멘트가 있네요. 매우 적절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앨범 속지에도 Negative으로 표현된 엘루이즈 멤버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고, 그들의 음악이 꽤나 즉흥적이고, 미국 뉴욕의 전위 음악가들의 비디오 아트적인 느낌과 함께 들을 수 있는 포스트 펑크 록음악 스타일인데요. 부드럽고 가녀린 남성 보컬과 매우 이질적인 하이톤의 기타 사운드를 멀리서 듣는다면 엘루이즈의 음악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정말 귓가에 엘루이즈의 기타 톤이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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