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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OST 앨범에서는 선덕여왕 OST 앨범과 미남이시네요 OST, 공부의 신 OST 앨범이 꽤 괜찮게 들은 OST 앨범이었다. 영화 OST 앨범은 요새 들어본 것이 없었고, 관심있게 본 영화로는 타이탄이 있고, 관심있게 보고 있는 미국 드라마로는 퍼시픽 전쟁영화 시리즈가 있다. 그러다가 위드블로그에서 일본영화인 공기인형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뒤늦게 영화를 감상하였고, 파스텔 뮤직에서 발매된 공기인형 OST 앨범도 감상하게 되었다. 영화배우 배두나씨를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고, 일본영화를 즐겨 보지도 않는데다가, 위안부 문제가 아직 남아있는데, 한국 여배우가 일본영화의 성욕 대용품인 공기인형의 주인공을 맡은 것이 좀 꺼림칙했다. 영화내용도 그렇게 공감되지는 않았다. 남자배우가 한국사람이고, 공기인형역에 일본여배우가 나온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퍼시픽이라는 전쟁영화에서도 일본에 대한 감정이 안좋은데, 공기인형 영화내용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사실 남성들의 성욕 대용품에는 공기가 들어있는 인형이라기 보다는 다른 소재로 만들어져 있는 것 같은데, 일본에서는 남성들이 공기인형을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역시 일본은 섹스 산업도 발달해 있으니 이런 영화도 만드는 가 보다. 잘 모르겠지만, 한국인의 정서에도 잘 맞지 않는 공기인형 영화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공기 인형의 이미지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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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느낌이 전혀 없는 배두나씨가 공기인형 역을 한 것은 꽤나 의아스럽다. 공기인형 영화에서 공기인형을 만드는 공장에 일본 남자배우 오다기리 죠가 잠깐 등장하는데, 그곳에서 본 공기 인형들은 사실 공기가 들어가는 제품들이 아니었던 것 같다. 한국에도 성인용품 판매점과 다양한 키스방(하드, 준하드분류별로), 그리고 변태 스포츠 마사지, 아저씨 놀이방 등을 참 많이 볼 수 있다. 스포츠 마사지의 경우 이발소 네온사인처럼  회전하는 네온사인이 2개 같이 연달아 붙어 있으면 그곳은 변태 스포츠 마사지라고 한다..
일단, 영화는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영화에 사용된 OST 음악은 그럭저럭 괜찮은 느낌이다. 포스트 모던 음악 장르에 속하는데, 어찌 들으면 이전에 많이 들어보았던 독일 고딕 록 밴드 Lacrimosa의 음악이나 그외 앰비언트류의 음악 느낌이 담겨져 있다. 악기 편성이나 고딕 스타일의 여성 소프라노, 그리고 남성의 저음 보컬이 들어간다면 유럽씬에서 더 좋은 반응을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럼 이제 공기인형 OST 앨범을 감상해보자.!

파스텔 뮤직 홈페이지를 방문하니 공기인형 OST 앨범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먼곳을 응시하며 초점 잃은 눈동자와 긴 속눈썹을 붙인 배두나씨의 옆모습이 인상적인 앨범 커버사진이다.
CD 앨범 사진

배두나씨의 옆모습이 나오는 공기인형 OST 앨범의 앞면 모습이다.

CD의 뒷면에도 배두나씨의 얼굴 사진이 나온다.

시디 알맹이와 앨범 부클릿 모습..

앨범 부클릿은 책자 형식이 아닌, 편지지와 그림 엽서 이미지의 느낌이었다. 위 이미지는 한면에는 배두나씨의 얼굴사진이 있고, 뒷쪽면에는 앨범 해설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영화에서 보았던 배두나씨의 모습이 정사각형 엽서처럼 한장씩 있는 독특한 느낌의 앨범 부클릿이었다.


World's End Girlfriend는 어떤 뮤지션인가?

이번에 공기인형 OST 앨범때문에 알게된 일본의 뮤지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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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 머리, 헝클어진 머리가 인상적인 Katsuhiko Maeda 라는 뮤지션이 바로 World's End Girlfriend라는 원맨 프로젝트 밴드를 하고 있다.  World's End Boyfriend 라는 다른 프로젝트 밴드도 하고 있다고 한다. 2006년도에는 내한공연도 했다고 한다.

 


일본 언더그라운드 포스트 뮤직씬의 기대주? 일본 포스트 모던 얼터너티브 음악의 신성? 앰비언트, 아방가르드, 컴템포러리 클래시컬, 일렉트로닉, 일렉트로팝, ethereal music의 달인? glitch music의 강력한 포스를 지닌자? doom, gothic 음악을 해도 잘 어울릴 듯한 뮤지션, 인디 포스트 음악씬에서 밥벌이는 하는 뮤지션(?) 등등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이러한 Tag로 간단히 정리할 수 있겠다.

아이폰으로 공기인형 (空氣人形) OST (Music by World's End Girlfriend) 앨범 감상하기

아이폰으로 소리바다 어플이나 MNET(엠넷) 어플을 통해서 이번 공기인형의 OST 앨범을 감상하면 편하고 쉽게 들을 수 있다.
음반 소개에 있는 배두나씨의 표현대로 "아름답고...슬프고...외로운...떨림" 그런 음악이다.
특히 6번 트랙에 있는 『光を映す影 빛을 비추는 그림자』을 듣는다면 영화를 보지 못했어도, World's End Girlfriend의 음악세계가 꽤나 매력적이라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6번 트랙의 光を映す影 (빛을 비추는 그림자)을 들은 느낌은 다음 같다.

연주음악이다. 현악기와 간결한 피아노, 그리고 더욱 간결하게 들리는 기타 소리는 너무 잔잔하고 은은한 향기를 머금고 있다. 배두나씨가 공기인형으로 나오는 일본영화의 OST곡으로 너무 잘 어울린다. 공기인형의 애절한 '마음'을 잘 담고 있다. 묘한 공간감과 묘한 공기의 잔잔한 흐름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렇게 슬프지는 않다. 민들레 홀씨처럼 희망은 남아있다. 배두나씨의 두 눈망울에 비추인 빛의 모습과 그 빛을 비추는 그림자는 점점 사라지고 밝은 빛으로 가득차는 곡의 느낌을 그대로 잘 표현하고 있다. World's End Girlfreind는 Katsuhiko Maeda의 솔로 프로젝트로, 일본 큐슈 나가사키 출신이고, 지금은 도쿄에 거주한다. 10세때 클래식을 음악을 좋아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12세에 키보드로 작곡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지금까지 작곡한 곡이 600곡이 넘는다. 동생도 뮤지션이고, 영화 음악에 너무 잘 어울리는 뛰어난 감성을 음악으로 표현해주고 있고, 아시아, 미국, 유럽에서 공연도 열심히 한다. 

  • 앨범 트랙리스트
  • 01. 風と共に目覚め 바람과 함께 눈을 떠
  • 02. 誕生の日に 탄생의 날에
  • 03. 叶えられた祈り 실현될 수 있었던 기원
  • 04. 傘は 우산은
  • 05. 空洞の坂に 공동의 비탈에
  • 06. 光を映す影 빛을 비추는 그림자
  • 07. 交差する 교차한다
  • 08. 冒険の彩り 모험의 채색
  • 09. 追憶の記録 기억의 기록
  • 10. 道 길
  • 11. 誕生会の夢 탄생의 꿈
  • 12. 点在について 점재에 대해
  • 13. 雨に唄わず 비에 부르지 않고
  • 14. 少し早足になって 조금 빠른 걸음이 되어
  • 15. 水の中へ 물속에
  • 16. 百年の窒息 백년의 질식
  • 17. 夜は問い 밤의 질문
  • 18. いくつかの答え 몇 개의 대답
  • 19. 再来の風 재래의 바람
  • 20. 呼吸 호흡
  • 21. 水の線路 물의 선로
    (시:요시노 히로시(吉野弘) [生命は(생명은)] / 낭독:배두나)


  • 앨범을 들으면 우리나라 가수인 K2의 곡중에서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라는 노래제목이 떠오른다. 수록곡 모두 마음에 들지만, 특히 6번 트랙 한곡이 무척 감동적인 멜로디와 느낌을 가지고 있다.

    영화 예고편은 http://www.youtube.com/watch?v=XaEgsONu70c 여기서 볼 수 있다.


    . - 출처- 앨범소개글에서....
    ※ 앨범의 마지막 트랙은 WEG의 이전 작에 수록된 [水の線路]에 배두나가 직접 낭독한 요시노 히로시(吉野弘)의 [生命は(생명은)] 이라는 시가 얹혀진 형태로 완성됐다.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요시노 히로시는 20세기 일본 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 중 하나로 서민의 생활에 기초한 친근감을 바탕으로 인간성의 해결과 사회에 관한 내용들을 주로 다뤄왔다고 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명은
    자기 자신만으로는 완결할 수 없게
    만들어졌다.
    꽃도
    암꽃술과 수술이 갖추어져 있는 것 만으로는
    불충분하여
    곤충이나 바람이 방문해
    암꽃술과 수술을 중매한다.

    생명은
    그 안에 결핍을 지니고
    그것을 타인으로부터 채움 받는다.

    세계는 아마도 타인들과의 총합,
    그러나 서로가 결핍을 채운다는 걸
    알지도 못하고
    알려지지도 않고
    그냥 흩어져 있는 것들끼리
    무관심하게 있을 수 있는 관계,
    때로는
    꺼림칙하게 여기는 것도 허용되는 사이,
    그렇듯
    세계가 느슨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은
    왜일까?

    꽃이 피어 있다
    바로 근처에 까지
    등에(곤충)의 모습을 한 다른 사람이
    빛을 휘감고 날아 오고 있다

    나도 언젠가
    누군가를 위한 등에였을 것이다.

    당신도 언젠가
    나를 위한 바람이었을 지도 모른다.

    -에필로그-
    공기인형 영화를 감동적으로 보신 분들에게는 공기인형 OST 앨범의 음악도 너무 좋다. 평소 많이 듣지 않았던 오르골, 아코디언의 음색도 꽤나 신선하게 다가오고, 간결한 피아노의 선율, 멜로디, 그리고 느린 리듬은 반복되며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슬프지만 아름답게 살아가는 법과 조급하지 않고 천천히 현명하게 현재를 살아가도록 충고해주는 느낌도 든다. 아기자기한 음악 사운드는 『Katsuhiko Maeda』의 뛰어난 감성과 어릴적 동심의 마음이 피터팬 만큼이나 강할지도 모르겠다. 예전만큼 음악을 많이 듣지는 못하지만, 아이슬란드의 슬픈 뮤지션 『올라퍼 아르날즈』와 일본의 슬픈 뮤지션 『Katsuhiko Maeda』는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뮤지션이다. 아코디언의 느낌이 좋았던 음악으로는 독일 고딕 밴드 라크리모사의 초기작품이 많이 생각났다. 장르는 다르지만, 왠지 유럽과 일본의 뮤지션들은 역시 음악을 해도 '휘뚜루 마뚜루'하지 않아서 신뢰가 간다. 올라퍼 아르날즈와 『Katsuhiko Maeda』두 뮤지션 모두 아주 간결하고 감성적인 미학을 몇 개 안되는 악기 편곡과 몇 개 안되어 보이는 콩나물로 인상적이고 실속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