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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마을시장은 1966년에 시작된 시장이다. 당시에는 동대문 시장, 남대문시장과 같이 큰 시장만 있던 때라 생활반경 안에 이런 시장이 들어서게 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고 한다. 필자가 사는 동네는 '도봉구 쌍문동'으로 버스나 지하철역으로 한 정거장거리에 수유전통재래시장이 있다. 지나가다가 자주 보는 시장이지만, 도봉구 방학동에 홈플러스, 롯데마트, 농협 하나로마트 클럽이 있고 도봉구 창동에는 이마트가 있어서 자주 가지는 못한 곳이다. 교통이 불편한 점도 있어서 그런지 주차장이 넓은 롯데마트와 같은 대형할인마트를 그동안 계속 이용하였었다.
이제부터는 문화가 살아있는 전통시장의 매력을 느끼고 자주 이용하고 싶은 시장이다.


수유마을시장은 꽤 크다.  상가수가 대략 400 여개로 구성되어, 주로 채소나 야채를 도매로 파는 도매시장에다, 잡화와 패션류를 담당하는 상가형 시장, 그리고 일차식품을 주로 판매하는 골목시장이 함께 하고 있어서 그야말로 '시장마을'을 이루고 있다. 게다가 마을과 바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기에 이 시장은 태생적으로 '마을시장'이기도 하다.




수유마을시장은 독특한 특색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왜냐하면 인근의 주민들이 주로 찾는 생활형 서민시장이다보니 특화된 상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름의 재미가 있다.





첫째는 시장이 크다보니 구경거리가 넘쳐나고, 돌아다니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둘째는 생필품이 주가 되다보니 웬만한 필요한 것들은 모두 살 수 있을 만큼 없는 게 없고 가격도 싸며 물건이 좋다. 셋째는 큰 도로를 끼고 있다 보니 오고가는 사람도 많고 (그래서 사람 구경도 한몫한다), 지하철에서 찾아오기도 편하다. 넷째는 마을을 끼고 있는데다, 서울의 명산인 삼각산과 가깝도 보니 마을구경도, 시장구경도 쉽다.


전통재래시장은 자동차로 방문하기가 불편하지만, 수유재래시장은 주차장이 제공되어 있어서 좋다. 그러나 차들이 많아서 입구에서부터 많이 막히는 점은 불편한 점이다. 장바구니를 들고 여유있는 시간을 정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시장에 가면 '살맛이 난다'고 한다. 시장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자주 가보길 바란다. 그러면 더 '살맛'이 날 것이다. 더불어 시장의 '기운'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일상의 탈출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우리네 동네시장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수유시장 주변 지역은 각각 2004년과 2006년에 수유골목시장과 수유재래시장이라는 정식 명칭을 얻게 되었다. 현재 수유시장은  400여개의 점포가 상권을 형성해 동고동락하고 있으며, 그간 리뉴얼 공사, 비가림막공사, 바닥공사, 배수 공사 등을 통해 현대적인 옷으로 바꿔 입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찾은 수유시장은 구정연휴기간이라 그런지 활기가 넘쳤다. 수유시장은 언제나, 사람들고 북적이고 새로운 물건들로 넘쳐나는 곳일 듯 하다. 이제 전통시장을 찾는 이들은 생활권역이 최소 30분 이내의 사람들, 즉 지역의 공기를 함께 마시는 사람들이 주된 고객이다. 아주 먼 곳의 사람이 특별히 찾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나 인터넷 사용이 적은 50, 60대의 중장년여성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 동네 근처의 전통시장은 생활반경이 넓지 않는 주부들이 찬거리며, 생활에 필요한 자잘한 물품들을 구입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수유시장은 주위에 점집이 많아서 유독 제수용품과 제수용 과일들이 눈에 많이 띈다. 그 다음에 눈에 띠는 것은 댄스스포츠복과 댄스화들이다. 다른 평범한 시장에 비해 이 품목이 유달리 많은 이유는 강북구의 유흥문화와도 관련이 깊다. 근처에는 나이트클럽과 댄스학원, 콜라텍 등이 있다.


설 연휴라서 그런지 전 부치는 집이 가장 손님이 많았다.


해산물도 다양하게 있었다. 특히 먹음직 스러운 굴비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것은 홍어집들이다. 삼각산과 가깝다는 이유하나로 등산객들의 뒷풀이 장소로 이 시장을 찾아 홍어와 막걸리 집들은 꽤나 재미를 보고 있다. 필자도 홍어회무침을 5천원어치 정도 사가지고 왔다.


오랜만에 홍어회무침과 함께 밥 한공기 뚝딱 해치웠다. 홍어회무침은 나만의 밥도둑이다. 홍어회무침이 먹고 싶을때면 꼭 수유시장이 생각날 것 같다. 5천원 어치인데 양이 정말 푸짐했다.


고된 노동을 많이 하는 계층이 많아서일까? 정육점의 수도 남다르고 다른 시장에서 보기 힘든 순대국밥집이 줄을 이어 있는 모습도 이색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