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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써포터활동

한이 느껴져 슬프지만 아름다운 뮤지컬 서편제를 보다. 국악과 현대음악의 만남.

by 엘븐킹 2010. 10. 15.


2010년 10월 12일 화요일 오후 8시 뮤지컬 서편제를 보았다. 올해에 처음 본 뮤지컬이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우리의 소리..공연을 보는 내내 뮤지컬 배우들의 연기력과 노래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뮤지컬 서편제는 한국 뮤지컬 대상의 연출상 '그리스, 대장금'의 이지나 연출, '내마음의 풍금, 남한상성'의 조광화 작가와 음악감독으로는 '보고싶다, 애인있어요'의 윤일상 작곡가와 '미스사이공'의 김문정 음악감독 등 국내 최고의 스텝이 참여하고 있는 뮤지컬이다.

http://www.서편제.com/main.asp 뮤지컬 서편제 홈페이지. 좋은 공연도 식후경이라 후배와 함께 종로 빕스점 앞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종로 2가와 3가 사이에 있는 종로 빕스점이다.



후배와 함께 뮤지컬 서편제를 보기전 저녁식사로 종로 빕스점에서 샐러드바를 먹었다.

뮤지컬 보기전에 너무 과식하면 안좋은데, 폭립이 무제한이니 소시지와 함께 자꾸만 들어간다. 송화는 득음을 해야하지만, 나는 득식(?)을 해야만 했다. 
동호도 미8군 클럽에서 튀긴 감자, 소시지, 스테이크 등을 많이 먹지 않았을까?

이번주 토요일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도 보러가야 하는데, 너무 무리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정말 많이 먹었다. 유봉은 음탐이 강하고, 나는 식탐이 강했다.



종로 빕스에서 여유있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후배와 필자는 종로 5가까지 걸어서 이동하였다. 종로 5가에 있는 연강홀이 있던 자리에 두산 아트 센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현관에는 커피숍이 있었고, 좌측 현관문으로 들어가면 Step 피아노가 복도에 자리잡고 있다. 발로 누르면 신기하게도 정말 소리가 나온다.
커플끼리 왔다면 젓가락 행진곡 같이 연주해도 좋을 것 같다. 예전에 영화 배우 톰 행크스가 연주하던 모습이 갑자기 생각났다.  


공연장 입구로 내려가기전 두산 회사 관련 사진전이 준비되고 있었고, 층계로 내려가면 인상적인 붉은색 누드 인형 작품이 자리하고 있다. 시선을 끌지만, 왠지 뮤지컬 공연 장소하고는 어울리지 않는다. 실내는 꽤 넓은 공간이었으며, 뮤지컬이 시작되면 밖에서도 모니터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곰인형 스태프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2010년 10월 12일 화요일 저녁 8시에 공연을 관람하였고, 1층 R석 10열 10번, 11번에서 간람하였다. 평일날 저녁이라서 빈자리는 많았지만, 그래서 그런지 여유있게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었다.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은 전문 공연장이며, 가까운 거리에서 뮤지컬 배우를 정말 잘 볼 수 있는 공연장이었다. 동대문에서도 가까우며, 대학로도 가깝고, 종로에서도 쉽게 찾아갈 수 있으므로, 강북지역 추천 뮤지컬 공연장이다.

뮤지컬 서편제 공연을 관람하기전 인터넷으로 출연하는 배우들과 무대 모습을 미리 보았었는데, 조명과 무대 세팅이 정말 잘 되어 있었다. 공연장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을 금지하였지만, 그래도 공연 시작전 무대 모습을 2장 정도 찍어보았다. 흰색 한지로 칸막이를 만들어서 공연하는 동안 여닫이 문처럼 좌우로 이동이 되며, 무대 중앙에는 360도 회전하는 원이 있어서 배우들의 무대 공간 이동시 뛰어난 생동감을 준다. 

필자가 관람한 날에는 송화역에 '차지연', 유봉역에 '서범석', 동호역에 '김태훈'님이 열연하였다. 월요일까지는 휴관이어서 어느정도 휴식을 취하고 이뤄지는 공연이라서 그런지 배우들의 모습이 더 활기차게 느껴졌다. 처음 공연이 시작되면 어린이들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며 뮤지컬 서편제는 시작된다. 어린 송화역을 맡은 여자 꼬마아이는
청년이 된 동호가 무대에 나올 때에도 등장한다. 맑고 고운 어린이들의 합창으로 시작하여 송화의 심청전 판소리로 끝을 맺는다. 중간에 15분 휴식시간도 있다. 저녁 8시에 시작하여 밤 10시 20분 넘어서 공연이 끝이 난 것 같다. 영화 서편제에서는 '오정해'라고 하는 배우를 알게되어 좋았고, 이번에 관람한 뮤지컬 서편제에서는 '차지연'이라는 배우를 알게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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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역의 배우 '차지연')

<배역소개 및 인물관계도>

송화(딸)는 소리하면 먹을 게 나온다 여기고, 소리밖에 모르며 자란다. 소리를 배우느라 힘겨운 고난을 당하지만, 그녀에겐 생활이며, 자신을 거둬준 유봉을 배신하지 못한다. 결국 동호에 대한 사랑을 마음에 묻고 유랑한다. 판소리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공연 후반부에 듣는 송화의 판소리 열창은 정말 소름돋을 정도로 이번
뮤지컬 서편제의 가장 큰 볼거리였다. 


차지연씨 외에도 이자람, 민은경씨도 과연 어떤 판소리를 들려줄지 기대가 된다. 다른 배우가 출연하는 공연도 보고 싶어지는 뮤지컬 서편제이다. 

(뮤지컬 배우 서범석)
유봉(아버지)은 우리네 아버지들의 모습으로 진정한 소리를 추구하는 예술가이면서 폭군적 가장이기도 한 모순적 존재이다. 동호모를 지극히 사랑했었지만, 동호가 어머니의 죽음을 유봉의 탓으로 돌리지만, 그의 한을 위해 침묵한다. 스승을 속이고 사람들 앞에 나설 정도로 성공에 대한 집착이 강한 역할로 나온다.



동호(아들)
뮤지컬 서편제에서는 원작과 많이 달라진 캐릭터인 동호의 비중이 높은편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유봉을 어머니는 동호의 계부로 받아드린다. 동호는 유봉 탓에 엄마가 죽었다고 생각해 평생 소리를 증오하면서 살아간다. 소리품 파는 유랑길에서 송화만이 위안이고 설렘이다. 결국 유봉의 곁을 뛰처나가 미8군 클럽의 가수가 된다. 그러나 송화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평생 따라다닌다. 눈먼 송화를 보고 그 안타까운 마음에 '누이'라는 곡을 만든다. 세월이 흘러 송화는 극적으로 만나고, 송화의 심청가를 밤새 청해 듣는다. 그리고 두 사람만의 유랑을 떠난다. 동호의 소리는 시대를 함께하는 대중 음악을 상징하며, 항상 제자리를 지키는 판소리와 서로 함께 어우러져야 할 공존의 운명임을 보여준다.



- Epilogue -

뮤지컬 전용관이나, 비교적 대중들이 많이 찾는 공연장에서는 언제나 해외 라이센스 뮤지컬이 자리를 잡고 있고, 공중파 방송에서도 주로 해외 라이센스 뮤지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국의 문화를 대표할만한 뮤지컬 '서편제'는 서양 음악의 기본 요소도 포함되어 있으며, 한국적인 판소리와 어우러져 한국을 대표할만한 뮤지컬로서 추천할만한 작품이다. 한국적인 판소리의 경우 들을거리는 정말 많고 감동적이기는 하지만, 볼거리가 조금 부족한 편인데, 무대에서 보여지는 한지, 회전하는 중앙 무대, 송화가 입고 있는 개량 한복, 한지와 무대에 비춰지는 다양한 색깔의 화려한 조명, 송화의 양아버지 '유봉'이 죽어서 상여가 나갈때 여러 무희들이 보여주는 독특한 살풀이춤, 미8군 클럽에서 가수를 뽑을 때의 오디션 장면 등은 현대적인 음악과 함께 어우러져 뮤지컬 서편제의 판소리와 함께 젋은 관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을만 하다. 이날 공연에서 역시 명장면은 마지막 장면으로 송화역의 '차지연'이 들려주는 '심청가'를 열창하는 모습이다. '동호'의 북 장단에 맞추어 '심청가'의 한 대목을 '송화'가 신들린 듯이 열창하는 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동호'의 미8군 클럽 모습보다는 송화의 심청가 열창 장면이 더 길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정도로 환상적이고 감동적인 뮤지컬의 엔딩 장면이었다. 뮤지컬 서편제는 출연 배우들의 가창력, 신들린 연기, 애절하고 구슬픈 판소리와 함께 다양한 서양 음악도 들을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감동적인 뮤지컬이었으며, 한이 느껴져서 슬프지만 아름다운 뮤지컬로 외국인들도 공감할 만한 좋은 뮤지컬이었다. 아직도 공연에서 들었던 해금 소리와 심청가 판소리, 유봉과 동호의 북 장단, 추임새 소리가 귓가를 맴돈다.